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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계절 1


처음으로 인터넷으로 책을 구입한 사이트는 지금은 YES24에 합병된지 오래된 와우북이었다. 처음에는 IT서적 전문 인터넷 서점으로시작했지만곧모든 서적을 취급하는 인터넷 서점의 면모를 갖추었다.그 이후 YES24,알라딘, 모닝365 등의 인터넷 서점이 늘어나면서 그 할인율에 많은 독자들은 기뻐했지만 미리 할인율을 반영하도록 책정된 서적 가격의 상승, 동네 서점의 몰락 등과 같은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할인율의 제한 문제는 끝임없이출판사와 인터넷 서점 간에 논쟁꺼리가 되고 있다.동네 서점이 몰락하면서 동네 서점에 들러 몇 시간이고 책을 고르는 풍경도 이제는 사라졌다. 그때도 대형 서점에는 베스트셀러 코너가 따로 있었지만, 입소문을 통해서나 동네 서점에서 자기가 직접 책을 고르는 경향이 많았다. 그렇게 고른 책은 꽝인 것도 많았지만 가끔씩숨겨 있는 대박 책을 우연히 만나게 되는 즐거움도 있었다. 이제는 서적 시장을출판사의 기획과 광고가결정하게 된 것 같다. 그러한 기회과 광고의지원을 받지 못한 책은 독자들의 눈에 띄지도 못한채 사라진다. 인터넷 시대의 도래와 함께 독자들은 동네 서점에서 숨겨진 책을 발견하는 즐거움 한가지를 잃게 된 것이다.도나 타트의 <비밀의 계절>은 아주 오래전 동네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당시 즐겨 읽던 스타일의 책은 아니었는데도 결국사게 된 것은 속표지에 흑백으로 프린트된, 셰릴린 펜을 연상시키는 저자 사진과,본서를 시작하는 맨 처음 몇 페이지의 문장들때문이었던 것 같다."너희들 여기에서 뭘 하고 있어?"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우리 넷을 보고 버니는 놀란 얼굴을 하고 물었다."응, 고사리 몇 포기 캐려고......" 헨리가 대답했다.우리는 떨기나무 숲속에서 수근거리다 버니의 시체를 일별하고, 열쇠를 떨어뜨리지 않았는가, 안경이라도 떨어뜨리지 않았는가 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고는 한 줄을 지어 숲을 빠져나왔다. 그렇게 나오면서 나는, 우리가 지나온 길을 다시 닫고 있는 잔가지 사이를 어깨 너머로 돌아다보았다. 우리들이 돌아오던 길에, 소나무 사이로 호젓이 듣기 시작하던 눈발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대학 청춘물과 심리 스릴러, 환상 소설을 뒤섞어 놓은 본서 <비밀의 계절>은 참 뭐라 평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매력적이고 아름답다.매력적인 카리스마의 소유자인 줄리언 모로우 교수의 고전 그리스어 강의는 마치 그들만의 비밀 서클과도 같은 제한된 인원만으로 진행된다. 작중 화자 리처드 페이픈은 그들을 선망하다가마침내 그들의 서클의 일원이 되고, 그의 대학 생활은 기쁨, 연정, 혼란, 자괴감, 컴플렉스가 뒤섞인 복잡한 색깔의 것이 되어 간다. 그리고 알게 된 비밀과 살인. "흥미롭고, 슬프고, 때로는 섬뜩할 정도로 아름다운 이야기이다."라는 존 그리셤의 평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미쳐 몰랐는데 절판된 본서를 구하기 위해 헌책방 순례를 한 이들도 상당했다고 하는데, 본서에 대한 나의 평가가 전혀 그릇되지는 않았다는 반증이 될 것 같다. 내가 생각하기로, 본서는 가급적 자투리 시간보다는 여유 있는 시간에 긴 호흡으로 읽어야 제대로 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모처럼만의 조용한 주말이나 휴가지에서 읽는다면 좋은 시간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PS. 도서출판 까치에서 나온 판을 기준으로 리뷰를 작성했다. 문학동네에서 새로 나온 판은 작가이자 번역가인 고 이윤기씨의 딸 이다희씨가 요즘에 걸맞게 문장의 톤을 조절했다고 한다. 까치판도 표지가 잘디자인된 것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문학동네판의 표지도 솔직히 좀 아니다 싶다. 무슨 히스토리 팩션 소설을 연상시키는 표지 그림이라니, 본서에 대한 모독의 수준이다.
비밀의 계절 는 두 개의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지적이고 섬세한 심리 스릴러와, 리처드 페이펀의 입을 통해 서술되는 젊은 날의 과오와 그에 대한 회환과 속죄의 이야기라는 두 얼굴을 가진 소설이다. 과감히 장르의 법칙을 거스르며 시작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서스펜스의 탄력을 받는 지점은 헨리가 리처드에게 디오뉘소스 제에 대해 고백하는 대목부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헨리의 초현실적 경험을 과연 독자가 믿을 것인가이다. 애초에 벌어진 사건과 밝혀진 범인 때문에 독자가 기대할 유일한 것은 도대체 ‘왜 살인이 일어났는가’이기 때문이다. 헨리에 의해 굉장히 거칠게 진술되는 첫번째 살인사건에 대한 정황은, 모호한 묘사 덕분에 더욱 초현실적이고도 환상적으로 다가온다. 키톤을 걸치고 숲속을 달려가는 네 남녀, 사방에서 들려오는 짐승 울음소리, 원초적이고도 관능적인 환각…… 그렇게 헨리의 이야기에 홀려들고 나면, 독자들은 자연히 버니의 죽음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걸 넘어 공범의식마저 느끼게 된다.

사건이 (다행히도) 완전범죄로 마무리되고 지옥 같은 버니의 장례식이 끝난 후, 초점은 죄책감에 겉잡을 수 없이 무너져내리는 고전어학과 학생들에게 옮아가며 다시 서스펜스적 긴장감은 고조된다. 찰스는 모든 것을 헨리의 탓으로 돌리며 알코올중독에 빠져들고, 여동생 커밀러와 헨리의 관계에 대한 망상에 빠지고 셋 사이에는 삼각관계 같은 묘한 분위기가 조성된다. 그리고 죽기 직전 버니가 줄리언 교수에게 보낸 블랙메일이 발견되고 줄리언이 상황을 감당하지 못해 잠적한다. 아버지와 같은 절대적 존재가 사라지자 바위처럼 단단할 것 같던 헨리마저 중심을 잃는 대목에 이르면 이야기는 둔중한 충격을 남기며 종반부를 향해 달려간다.

그렇게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바닥을 치고 십여 년의 세월이 흐른 후, 그들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나’는 프랜시스의 집에서 그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이미 깨달은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그들은 각자의 행동에 의해 파멸해가고 있었으며, 거기에는 그 어떤 구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고전을 통해 그토록 갈망하던 아름다운 ‘아카디아(낙원)’가 가닿을 수 없는 저 너머의 이상향이며 ‘순수’가 끝내 파괴되었음을 깨닫는 순간, 소년은 어른이 된다. 그리고 평생 그는 ‘추억이라 불리는 유령’과 함께 살게 되는 것이다.



 

한글 우리말을 담는 그릇

한글 우리말을 담는 그릇 온고지신 우리문화 그림책 책 읽는 곰 출판사박동화 글정성화 그림책이 도착하면 아이는 아침 독서시간에 읽는다며 꼭 가방속에 넣어 학교를 간다.어제 저녁에 도착한 이 책도 오늘 아침 아이와 함께 학교로 갔다.책 제목이 마음에 먼저 들었다. 얼마나 예쁜 표현인지. 눈을 감고 살풋 상상해 보는 한글이라는 그릇 속에 차곡차곡 담그져 있는 우리말,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채워져 나갈 우리말들을 생각하니 겨울날 하얀 눈이 소복소복 내리듯 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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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숲의 꽃과 식물도감 컬러링북

진짜 도감 처럼 종류별로 잘 알 수 있게 편집되어 있어요. 여러 식물들과 꽃의 세밀화와 함께 그 이름을 알려주고 전체적인 생김새를 보고 색칠 해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앞에 나온 식물들을 더 예쁜 그림으로 다시 한번 컬러링해볼 수 있는 구성이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책 뒤의 인덱스까지 컬러링북 뿐만 도감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 같아요. 세밀화이지만 그림이 굉장히 예쁘구요. 가격은 좀 비싸지만 실린 그림이나 내용도 많고 잘 만들어진 컬러링북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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